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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6 16:04:30 , Saturday
전 21살 대학생입니다.
요즘 부모님의 이혼에 대한 생각으로
상당히 복잡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 이제 성인인지라,
이혼에 관한 개념이 그리 나쁘게 생각되진 않지만,
아직 고등학생인 동생 때문에 걱정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엄마 아빠의 손길 아직까진 모두 필요한 나이이니까요.
2005년, 제가 19살, 고 3 때죠.
한창 대학원서접수로 시끄럽던 시즌이었습니다.
그 전부터 아버지의 거짓말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남매를 키우면서 아버지가 항상 하셨던 말씀이,
사람은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 였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저희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집안 말아먹을 그런 큰 거짓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우리........... 아버지처럼요.
과거, 저희 아버진 우리나라 3대 기업중 한 기업체의
높은 직위분의 기사일을 하셨습니다.
잘하는 거라곤 운전대 잡는 일이 다였지만,
잘나신 그 높은 직위분 차 몰아준 덕분에
저희 가족은 떵떵거리는 정도는 아니지만,
돈 걱정은 안하고 살았습니다.
매달 나오는 월급도 많았고, 보너스도 넉넉하게 나왔으니까요.
가족끼리 놀러도 많이 가고 외식도 가끔 하는 편이었습니다.
(자랑은 아닙니다.)
그러다 제가 중학교 때,
어머니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출근하는 아버지를 베란다에서 늘 지켜보시곤,
너희아빠가 이상하다고 여기셨습니다.
매일 회사차를 몰고 집에 들어오시던 아버지가,
회사차는 온데간데 없고 늘 우리집 자가용을 사용하신다는겁니다.
두어달을 지켜보면서 아버진 어머니께 생활비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6개월 후에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실직했다는 걸..........
그때 살고있던 집은 전세도, 월세도 아닌,
부모님이 산 우리가족의 소유였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관리비와 이것저것 날라오는 고지서들이
저희집을 감당하지 못하게 했고,
곧바로 살던 집보다 작은 집을 얻어 이사를 왔습니다.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집이구요.
시간이 흘러 고 3 대학입학원서접수 시즌 때,
어머니가 외삼촌과 숙모와 함께
등기소에도 다니고 하다가,
아버지가 어머니 몰래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3천만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외, 이사람 저사람 빚을 진 곳도 좀 있었구요.
그때부터 저희집은 전쟁터였습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집안 살림살이들까지 깨뜨리면서까지 울부짖으셨고,
아버진 아무말없이 어머니의 행동들을 지켜보기만 하실 뿐이었습니다.
우리식구들 길바닥에 나앉는 꼴을 봐야 속시원하겠냐며
당장 이혼하자는 어머니에게 아버진 뭐라 그러셨는지
상상이 가십니까?
천만원을 주면 이혼하겠답니다.
여지껏 주식한 것도 다 말아먹고,
보험도 아버지 명의로 모든 게 다 되어 있어서,
그것도 해약해서 돈받아내고 해서
지금까지 아버지가 사고친거
다 어머니 돈으로 해결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정말 안쓰고 안먹고 매일꼬박 일만 하신 분이었습니다.
나름 알뜰살뜰 모아 돈 6천, 7천 모은거,
다 아버지 사고친거 해결하느라 그 많던 돈 다 써버려
어머니는 정말 빈털터리가 되었는데,
어머니한테 천만원을 달라니요;
제가 아무리 딸이지만,
그때만큼 정말 아버지가 부끄럽고 실망스러웠던 적이 없습니다.
서너달 잠잠하게 지내다가
12월 제 생일이 되었습니다.
전 제 생일날 만큼이라도 제발 조용히 지나가길 빌었습니다.
그날만이라도 두분 안싸우고 조용히 지나가면,
그게 선물이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제가 무교라 그런지 잠깐 하느님을 찾은 게 화근이었을까요.
역시나 제 생일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그날도 전 두 분의 고함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야 했습니다.
정말 눈꼽만큼 작은 소원이었는데 말이죠.
하.............
제가 통학을 하느라
주말에는 집에만 있습니다.
일주일중 5일동안 먼거리를 통학하고 나면,
주말엔 왠지 모를 긴장감이 풀려 주말엔
몸이 많이 무거워 아르바이트 같은건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TV를 보고 있는데,
아버지가 집에 오셨더군요. 쉬는 날이랍니다.
근데 저 몰래, 어머니가 저에게 매일 주시는 차비에
손을 대셨습니다. 제돈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머니 돈이니까요.
생활비도 없어 쩔쩔매시는 어머니가
저 학교다닌다고 따로 주시는 차비를,
몽땅 다 가져갔습니다 지금.
며칠전에도,
아버지 핸드폰을 만지다,
우연히 사진앨범에서 성인오락사진을 봤습니다.
날짜도, 21일이었습니다. 성년의 날이죠.
딸이 성인이 되는 그날,
아버진 성인오락실에서 도박을 하고 계셨습니다.
아버지가 어머니의 돈(제 차비까지)에 몰래 손을 대신적이
정말 수십번도 넘습니다.
며칠전 울산으로 이사간 이모가,
어머니께 저희 용돈주라고 쥐어주신 20만원도,
저와 동생은 그 반을 어머니 몫으로 드려야 했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살아가시는 어머니가
정말 너무 불쌍하다 못해 비참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저도 곧 방학이 시작되면,
미용실습을 나가게 됩니다.
그곳 실습이 끝나는대로 실습실에서 아르바이트도 할 생각이구요.
하지만, 더이상 어머니를 아버지와 살게 하고싶진 않습니다.
아버지와 살기 싫다고,
얼굴도 보기 싫다고 노래를 부르시는 어머니에게
전 아무것도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나쁘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전 두분의 이혼을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동안 어머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니까요.
결혼초부터 시어머니와 고모의 모진 구박과 무시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살아오신 어머니입니다.
그런 어머니를, 더이상 아버지 뒤치닥거리하게 해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오늘저녁,
어머니께서 퇴근하시는대로
제가 봤던 모든 걸 말씀드리려 합니다.
두분 다시 싸움나는 일이 생기고 그걸 보더라도
다 말씀드릴 생각입니다.
아직 학생인 동생이 상처를 많이 받겠지만,
두분 이혼도 적극 도와드릴 생각입니다.
저에겐 더이상 아버지가 아버지로 보이지 않습니다.
돈훔쳐가는 도둑으로밖엔 보이지 않습니다.
딸도 이런 생각에 눈물이 흐르는데,
어머니는 어떻겠습니까.
정말 제가,
엑스에 이런 글을 쓰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아무리 속상해도 글까지 쓰는 상상은 하지도 않았는데,
속상하다 못해 속이 타들어가
여기에라도 털어놓지 못하면 정말 죽을 것 같아서요.
글을 쓰면서도 정말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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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보면서...예전에 저희집도 생각이나서 잠시 눈물이 아른거렸습니다... 만약 저같았어도 님과 같이 부모님 이혼을 맞지 않았을꺼 같습니다.. 저희부모님도 제가 좀 어릴때 싸우실때마다 엄마가 저희 3남매가 있을때 이혼이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를 할때마다 저는 급격하게 떨리면서 불안을 느끼면서 그거만큼은 안된다며 빌고 또빈적이 있었거든요... 저희집일이랑 님일이랑은 크게 다르기때문에... 저도 님말에 동의를 합니다.. 일단 있었던일은 어머님과 상의를 하는게 좋을꺼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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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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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저희집과 좀 다르지만 일단 저도 같은 처지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자주 싸우셨는데, 제가 고등학생이 된 후로 그게 점점 잦아지더니 작년 겨울에 그게 절정에 달했었죠. 마침 작년에 엄마가 가게를 하나 하게 되셔서 그 때부터 엄마는 더이상 싸우기 싫어서 일부러 아빠가 잠든 후에 들어오시곤 했어요. 저희 부모님도, 12월 제 생일날 싸우셨어요. 그 날만큼은 무사히 넘어가길 바랐는데 말이죠. 그 중요한 예비고3 겨울방학을 하루도 마음이 놓이지 않고 불안하게 보내다가 고3이 되었지요. 그리고 마침내 큰 사건이 하나 터졌어요. 감히 말할 수 없는 큰 일이 있어서.. 결국 올해 4월에 이혼하셨어요. 그래서 전 고3 초반을 심적으로 너무 힘들게 시작했었어요. 동생은 아직 초등학생이고, 친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일이라 혼자 울고 혼자 참아냈죠. 동생분 아마 상처 받으실 거예요. 제가 그랬으니까요. 그래도 저도 두 분 이혼하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 처음에 이혼하실 때 저 혼자서 굉장히 힘들었지만 이젠 홀가분하네요. 혹시나 또 싸움이 날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구요. 제 동생은 너무 어릴 때부터 부모님 싸우는 걸 보고 자라서.. 아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자리잡고 있어서 오히려 동생이 엄마한테 이혼하라고 했을 정도였어요... 익명이라 정말 마음놓고 많이 털어놨네요. 저도 쓰다보니 다시 눈물이 나는군요. 힘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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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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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맘이 너무 아픕니다. 아버지란 존재를 미워하고 부정해야할 님의 맘과 또 그동안 고통스럽게 사셨던 어머님 그리고 님의 동생까지.... 특히 어머님이 너무 안쓰럽네요.
저도 님의 부모님에 대한 이혼을 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만나야할 사람과 절대로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 있는데 님의 아버지분은 가족인데도 불구하고 가족분들에게 절대로 만나서는 안되는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이렇게 된것은 님이나 가족분의 잘못이 아니라 아버님 스스로 일을 자쳐하신거라서 이혼을 말리고 싶지 않습니다. 평생 가슴앓이 하면서 사신 어머님을 자유롭게 해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꼭 어머님 건강검진 받도록 하세요. 스트레스와 생활고때문에 건강상태가 나빠질 수 있으니깐요. 정말 눈물이 나네요.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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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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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란 말에 덜컥 읽었는데... 하... 이 세상에 불행한 건 나 뿐이라고 살았는데 정말 요즘은 이혼이 대수가 아닌가봐요. 저희 부모님은 이미 이혼하신 상태입니다. 저는 고 3이고 오빠는 스물 두 살이고 군대에 가 있어요. 올해 겨울이면 제대하지만... 저희 집도 저 어렸을 적 부터 정말 많이 싸웠어요. 경찰차 온 적도 많고, 맨날 다 부셔진 살림 치우는 게 일상이었고. 툭하면 사니 안 사니 했고... 서류상으로도 이미 몇 번이나 이혼과 재혼을 반복된 상태였어요. 더군다나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고부갈등도 그렇고 고모들이랑도 사이 안 좋았고 그래서 지금까지 저 커오면서 세 번을 나가 살았어요. 한 번은 1년. 또 한 번은 2년. 지금은 2년 째... 지금은 엄마 아빠 완전히 끝나신 상태구요. 저희 집도 아버지가 전에는 공무원이셔서 걱정 없이 살았어요. 하지만 아빠가 도박하시면서 일 잘리고. 그게 제가 초등학생 때입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 계속 어려워요. 어머니도 미용사신데 미용실은 작년에 이미 다른 사람 내줬고... 아버지도 택시니 뭐니 다 해봤지만 지금도 며칠 전에 대리운전 하던거 그만두시고 놀고 계세요. 사실 저는 엄마 아빠 싸우는 것도 싫고 골치 아픈 게 싫어서 이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많았습니다. 게다가 저는 성인도 아니고. 다른 친구들 평범하게 사는 거 보면 더 힘들었기 때문에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고 3이라 그런지 더 다른 가정과 비교하게 되고. 엄마 아빠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고. 확실히 저희 집은 예전엔 돈이 있건 없건 싸웠지만. 지금은 돈이 없기 때문에 싸워요. 아빠가 직장 제대로 구하시고. 좀 여유가 생기면 같이 사실텐데... 아빠 나이가 오십이 넘으셨는데 아직도 놀고 계시니. 그래도 엄마가 참 강인하시네요. 저희 엄마는 성격이 성격인지라 아버지가 저렇게 돈 가지고 밖으로 나도는 사람이었으면 당장에 그만 뒀을 거예요. 적어도 저희 아빠는 가정에 충실하시거든요. 돈을 못 버신다는 것 말고는... 물론 예전에는 손찌검도 심하시고. 밖으로 심하게 나돌고. 그러니 도박까지 했지요. 그 좋은 직장 그만 두시고... 아버지 원망도 많이 하셨겠어요. 저도 그래요. 그 때 아버지 일 계속 하셨으면 나도 남들처럼 학원도 다녀보고, 엄마 아빠도 같이 사실텐데 하는 생각. 하지만 그래도 그 일로 인해서 아빠가 가정적이 됐다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아빠가 전에는 의처증 증세가 있었어요. 엄마가 워낙에 술도 자주 하시고 밖으로 나도는 성향이 있긴 하지만... 아빠 엄마 다 정상이 아니었죠. 사실 행복한 기억은 아닌데 전 엄마 아빠가 다시 같이 살았으면 하네요. 기억에 남는 건 매일 매일 술 먹는 엄마와 싸우는 아빠 뿐이었는데... 하지만 이혼이라는 게 상황에 따라 틀린 거 잖아요. 저는 전에 부모님 이혼 해도 상관 없다고 한 말 뼈져리게 후회하고 있지만. 님 상황은 틀린 것 같아요. 이혼 하셨으면 좋겠네요. 단순히 무능력한 게 아니라, 가족들의 돈마저 심지어 딸의 통학비 마저 그렇게 가져가시다니. 큰 문제가 있다고 봐요. 어머니에겐 큰 딸인 님이 큰 힘이 될 거예요. 곁에서 보살펴 주세요. 힘들어도 이혼하고 셋이면 꽝꽝 뭉쳐 살면 뭐가 안되겠어요. 님은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 받으시면서 대학 다니시고. 알바 하시면서 일 하시고 그러면 되죠. 미용 쉬운 일 아닌 거 알지만 (엄마가 미용사시라 어렸을 적부터 봐 왔죠.) 그래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되죠. 고등학생 동생도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시고... 어머니도 힘드시겠지만 일 열심히 하시고. 그렇게 살다보면 언젠간 밝은 날이 오겠죠.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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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of MinSyung [X'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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