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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9 22:14:52 , Friday
매일 눈으로만 봐왔지만, 정말 그 어느 곳 보다도 좋은 분들이 계시고 가장 정이 가는 엑스라 결국 이렇게 익명방에 들리게 됐어요.
저는 현재 엄마와 둘이서만 함께 살고 있어요. 제가 기억이 없을 때 부모님께서 따로 사셨고, 7살 때 쯤 이혼을 하셨거든요. 그리고 엄마가 이혼을 하시고 나서도 여러모로 좋지 않은 일들을 봐왔었어요. 자란 환경이 좋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저를 더없이 사랑해주시는 엄마가 계셔서 결코 난 불행해. 라는 생각 따위 해 본적 없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도 음침하다거나 전혀 그러지 않고, 활발한 편에 속했다고 생각하구요.
그런데 말이죠 초등학교 4학년 때 친하던 친구들에게서 왕따, 뭐 그런걸 당했어요. 그래도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5학년 올라가서 새 친구들을 사귀었고, 그 친구들 중 한 명과는 아직도 잘 지내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때 인터넷이라는 걸 처음 접했고, 어떤 곳에서 내 고민을 말 할 수있고 의지 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컴퓨터라는 걸 해보지도 않았었다가, 그 뒤부터 학교 갔다 오면 컴퓨터만 잡고 살았던 것 같아요. 사람이란 흩어지기 마련이니까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사람도 많지만요.
근데 뭔가 그 때부터 시작이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원래 이러지 않았는데, 점점 나약해져가는 것 같아요 제 자신이. 아직도 언니 언니 하면서 따르는 정말 좋아하는 언니가 있는데도 고민같은거 털어놓지 못하겠구요. 학교애들은 그저 학교에서의 친구일 뿐이구요. 그냥 고민을 털어 놓으면 날 이상하게 쳐다 볼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스스로가 이런 저런걸로 괜찮다, 하면서 힘들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이런거 다 털어 놓게되면 질려할 것 같고요. 또,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꾸 의지하고 싶어지고, 기대고 싶어져요. 내가 너무 힘들다고, 그래서 정말 못된 생각인데. 이건 엄마한테 너무 죄가 되는 생각인데 살기 싫다는 생각까지 한다고. 나 너무 힘든데 위로 좀 해달라고. 자꾸 그래요.
혼자 이겨내자. 기대려고 하지마. 아무리 혼자 얘기해봐도 소용이 없어요. 대체 그런 고민을 털어놔서 뭘 알아주라고 그러는건지 스스로에게 물어도 대답이 안 나와요.
그냥, 그냥 미치게 외롭다는 생각만 들어요. 생각만 하면 죄송스러운 엄마가 계시는데, 자꾸 외톨이라고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엄마가 장난으로 '엄마 사랑이 부족해!?'라고 말씀하시는데 왜 거기에 눈물이 나는 건지 모르겠어요. 꼭 애정결핍도 아니고.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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