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제가 너무 주제 넘는 것 같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실까 싶어 몇자(라고 적고 무쟈게 많은 글자들;) 적어보아요.
님, 우선 대학은 나오시는 게 좋으세요. 나중에 사회 나가시면 아마 그 점 더 절실히 느끼실 거에요. 듣도보도 못한 전문대라고 님께서 표현하셨는데, 막말로 그거라도 나오시는 게 좋으세요. 학력에 따라 학벌에 따라, 연봉이 다만 만원이라도 달라지고, 상사들 어투가 달라지는 게 우리나라 실정입니다.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표현이 좀 거시기한데) 그나마 대학은 나왔으니까, 라는 위안이 될때도 많으세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대학 생활을 건너 뛰었을 때 오는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경험하실 날도 분명 오구요.
쨌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이 있는지 여부인 거 같은데, 일단 그 것은 언급되어있지 않아서 패수하구요. 님, 대학은 꼭 자기 전공이 아니라도 남의 수업을 얼마든지 들을 수 있어요. 저도 그래서 타과 수업 많이 이수 했구요, 그냥 청강만 한 것도 있구요. 수업 듣겠다고 부탁-사정 하는데 내치시는 교수님들 없으세요. 그러니까 님께서도 님이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과목 있으시면 시간표 뒤져서 하나라도 찾아내어 들으시면서 다믄 1푼이라도 학비 뽑으세요. (이건 좀 심한 경우긴 한데, 저같은 경우는 타학교 수업도 들었..;;) 글구 집안 사정이 그러시다면 알바 해보세요. 이제 이십대 초반이신 거 같은데, 할 거 은근 깔렸습니다. 늙으면 서빙도 못하그든요. ㅎㅎ 근데 제 생각엔 역쉬 대학 생활의 꽃은 동아리와 친구같아요. 제가 1학년때 알바에 넘 욕심내다가 후회를 쪼매 했드랬어서... 쨌던 전문대는 동아리가 별로 없다고는 하지만, 잘 찾아보면 님 관심 분야가 있을 수도 있구요. 꼭 교내가 아니더라도 연합 동아리가 얼마나 많은데요. 거기서 살짝쿵 좋은대(?) 다니는 사람들도 만나 보세요. 사실 만나고 나면 별 건 없..;; 글고 친구는 그래요. 쉽지 않죠. 한 반에 계속 같이 앉아 있는 것두 아니고. 글고 대학 생활엔 꼭 친구가 필요한 건 아니기도 하고. 하지만 님께서 친구를 만들어야겠다 싶으시면, 우선 살피세요. 이미 하나의 패거리(?)가 형성된 쪽에는 다가가기 힘드실테니까, 겉돌거나(?) 혼자 노는 친구들부터 다가가보시구요, 님 나이도 있으시니까 복학하고 혼자 노는 선배들도 좋겠구요.
저도 듣보잡 대학이지만 졸업하고나니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그든요. 대학이 좋은 점이 또, 빵꾸만 안나면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하기 싫은 건 안해도 되기 때문에, 듣고 싶은 수업만 열심히 골라듣고, 나머지는 출석만 해두 된다는...(그러시라는 거 아닌건 아시죠?ㅋㅋ) 근데 저는 무엇보담도 동아리 활동&친구들과 함께 쌓은 추억이 너무나도 소중해요. 님, 많지는 않더라도 맘이 쏙 맞는 친구 분 꼭 사귀시길 바라겠구요. 이러니 저러니해도 대학은 나오시는 게 좋다는 말씀~꼭 강조하구 싶어요. 너무 힘드시면 휴학이라는 제도도 한번 생각해 보셔도 되지만, 일단 이번 학기는 열심히 노력해서 버텨보시는 게 어떨까 하네요. 어려운 형편에도 대학을 꼭 가야한다고 하신 어머님 생각해서라도 꼭 힘 내시길 바랄게요. 넘 많이 주절대서 죄송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