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2007-10-24 20:39:57 , Saturday

며칠전 아빠,엄마가 싸우셨어요
처음엔 사소한 말다툼이겠지-하며
라디오를 들었습니다. 싸우는 소리가 안들리게,
볼륨을 키워놓구요.

볼륨을 크게 키웠는데도
싸우는 소리가 커져서 다 들렸습니다.

결국은 다 들었습니다.

밤에 어떤 여자에게 전화가 왔데요
그리고 그 여자가 아빠에게 사생활에 관한거 물어보고 그래서
엄마가 계속 물어본거죠

그렇게 10시 조금 넘어서부터
새벽 3시가 되도록
계속 엄마는 캐묻고, 아빠는 자꾸 피하기만하고
그러다 결국은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아빠가 여자랑 바람이 났답니다.
4~5년 전부터.

술집여자래요.술집여자..
과부라더군요
술집여자랑 4~5년을..
참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고
역겹기 까지 했습니다
4년5년이 짧은 시간도 아니고

엄마는 술집여자란거 알고
불쌍해서그런거지?
안쓰러워서 그런거지?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 말하시는데 나가서 소리지르고 싶었습니다.
엄마는 그 후로 말하는 게 힘이 없고 하시던 운동도 그만두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엄마가 저에게 엄마랑 아빠랑 싸운거아냐고, 물었습니다.알고 있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왜 싸운지 아냐고 물으셨어요. 물론 알고는 있지만, 알고 있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엠피쓰리듣고 있었다고했습니다. 엄마가 제게 왜 싸웠는지 알려주시겠답니다. 저는 알고싶지않다고, 몰라도 된다고 했어요.

제 위로 4살 더 많은 언니가있지만 기숙사에서 생활중입니다.
항상 다툼이 있을 땐 언니가 알아서 했었는데 이젠 언니가 없으니까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상관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했습니다.
주변에 워낙 부모님이 이혼한 친구들이 많으니까, 이혼이 심각한 문제로 느껴지지도 않아요. 우리엄만 경제력이 없으니까, 내가 열심히 해서 내가 엄마 하고 살면되니까, 라고 생각하려고합니다.

잘못된 생각인걸까요

요즘 눈물이 자주 납니다 사소한일로 괜히 눈물이 나요
여기 익명방글 보면서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울어요

제게 작은 조언 해주셨으면 해서 두서없는 글 올립니다..
어떻게 하는게 가장 올바른 걸까요.

페리	2007/10/24 delete

스트레스 많으시겠어요 ㅠ .. 지금상황에서 '올바른' 길을 찾기가 참 애매하네요.. 언니분이 계시다고 하셨는데 언니분한테는 말해보셨는지 모르겠네요.. 혼자 알고 계시는것보다 언니랑 한번 얘기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언니도 가족의 일원이니까요... 아버지께 실망이 크시겠습니다.. 이혼을 하셔도 그런일때문이라면 어머니께서 자녀 양육비 받으실수 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다. 법적으로 해결해야 하는걸로 알고있는데요.. 제가 자세한건 몰라서 확실히 말은 못하겠습니다. 님도 충격 받으셨겠지만 어머님한테도 힘 되드리세요.. 그럼 서로 힘이될테니까요.. 힘내세요!!

혜성탕면™	2007/10/25 delete

제가 님의 입장이 된다면-... 솔직히 말씀드리면, 자식으로서는.. 어떤것도 결정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저 부모님 말씀을 기다리는 수 밖에요-.. 윗분말씀처럼 언니하고 말을 해보는 게 좋을것 같긴한데, 그전에 어머님과 말씀을 나눠보시는선 어떨까요. 지금 가장 힘드신건 어머님이실텐데- 어디에다 푸념처럼 말하실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평생을 믿고 사셨을 아버님께 받은 충격은 저희가 생각할수 없을 만큼일텐데 옆에계신 님이라도 대화상대가 되어주시면 조금이라도 힘이 되시지 않을까요.. 그러다 보면 님도 조금은 덜 힘드실지 몰라요. 언니분께 말씀드리는건 그 다음인것 같아요- 그리고, 님- 강해지세요. 부모님의 어떠한 결정이건 따라야 하는 쪽이 자식이기때문에, 그리고 가족이기때문에 무엇보다 힘드실테니 강해지셨으면 좋겠어요.

강은후	2007/10/26 delete

올바른 길이나 올바르지 않은 길 같은 건 없어요. 그것은 단지 "사람들"이 정해 놓은 것 뿐이지, 진짜 옳고 그름은 없어요. ...아버님이 바람이 나셨다구요? 저기요, 부모님이 갈라선다는 건 자식들한테은 엄청난 충격 일 테니까요. 그리고 어느날 다 같이 모여서 대화를 나눠 보는 것도 어떨까요? 아버님이 그러셨던 원인이 너무 꽉 막힌 집안이 싫고,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러신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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