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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4 01:17:24 , Saturday
집에서 나와 혼자 타지에 살면서
집안에 대한 걱정이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네요.
집을 떠나기 직전에도 싸웠던 엄마아빠..
마음놓고 떠나기가 참 뭐하더라구요;
이래가지고 어디 마음놓고 집 떠나겠냐 소리지르며
그만하라고 엄마아빠를 다그쳐야 했던 그때,
그냥 미안하단 말 한마디만 던지며
엄마를 윽박지르고 때리던 아빠...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가정 속에서 자라야 하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그때였죠...
그게 작년 10월이었습니다.
타지에 와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도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저는,
일하는 초반엔 일주일에 서너번씩 집으로 전화를 하곤 했었어요.
엄마가 걱정되서요..
또 혹시나 울고있진 않을까, 맞고 지내진 않았나...
싸웠음 싸웠다고 솔직하게 말하라고,
싸웠는지 안싸웠는지 전화하면 항상 처음 말하는게 그거였거든요.
어떤 날은 잘지내고, 어떤 날은 집이 무너지도록 싸우고....
늘 전화하면 그랬어요...
근데 오늘, 아 12시 넘었구나,
어제 저녁에 전화를 했는데,
엄마의 힘없는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또 무슨 일있는건가 싶었는데, 예감이 맞더라구요.
아빠의 카드빚이 또 날라와
집안이 또한번 발칵 뒤집어진 때가 있었다네요;
(전 주에 이미 동생에게 아빠의 카드빚 이야기를 들었었어요 사실;)
집을 담보로 대출받고
보험금 몰래 대출받아서 집을 빚더미에 앉히게 만든 장본인 이름으로
또 460만원 카드결제대금 고지서가 날라왔습니다.
엄마돈으로 투자했다가 집을 빚더미에 앉게 한것만도
무려 4000만원이란 돈이 훌쩍 넘습니다.
이것보다 더 많을지도 몰라요;
근데 거기에 460만원을 내라는 고지서까지 더 보태지니,
엄마도 화가 나죠.
이래가지곤 더이상 못살겠다고 제발 이혼하자고
사정사정 하는 엄마에게, 안된다 이혼못하겠다 하더랍니다.
그러더니, 이혼을 하는대신 3가지의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첫번째 조건은, 지금 살고있는 집을 전세로 놓고
자신에겐 3천만원을 달라고 합니다.
친구가 의료기사업에 투자를 했다가 돈을 좀 벌었는지
귀가 얇아도 종잇장처럼 얇은 아빠에게
투자를 하면 어떻겠냐 제안을 하더래요.
또 거기에 넘어가서 투자해보고 싶다고 3천만원을 달라는겁니다.
집을 전세로 놓으면 엄만 어디가서 사냐고 물었더니
이모네 집을 가든 들어가라' 였습니다.
자기 집을 놔두고 왜 동생네 얹혀 살아야 합니까,
나이 50을 바라보는 사람인데,
동생들이 생활비 보태주는걸로 사는 사람한테 누구집엘 가라는겁니까 대체;;
자기 성격에 안맞는다고 이회사 저회사 옮겨다니다
겨우 택시회사 들어가서 겨우 교육받고
하루이틀 간격으로 쉬어가며 새벽마다 나가서
택시몰고 해도 엄마한테는 생활비 일체 안주는 사람이
왜 무슨 자격으로 엄마한테 동생네 가란 말을 한단 말입니까;
두번째 조건, 그게 안되면 집을 담보로 3천만원 대출을 받자는 겁니다.
집이 아빠 명의로 되어있을 당시
이미 엄마몰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상태입니다.
먼저 대출받은것만 아마 2천은 될겁니다.
이런 상태에서 또 무슨 대출을 받자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더군요.
더군다나 무슨생각으로 사는건지 짐작도 못하겠구요.
마지막 세번째 조건은,
이도 저도 아니면 집을 팔아서 반반 나누자는 거였습니다.
자신이 여지껏 엄마가 모아두었던 7천이란 돈을 날린 것도 모자라
무슨 욕심이 그렇게도 나는지
돈에 미련을 못버리고 반반 나누자는 겁니다.
이젠 엄연히 엄마 명의로 바꾼 엄마집인데,
왜 자기가 이래라 저래라 집팔자는 말을 운운하며
돈을 달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1월 중순이었을 겁니다.
일하던 도중에 막내이모에게서 문자가 왔었습니다.
'전화좀 해줘 급함'
무슨 일인가 싶어 문자 확인하자마자 얼른 전화를 했더니,
대뜸 엄마한테 연락 없었냐 였습니다.
엄마가 사나흘 째 집엘 들어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요즘 사람답지 않게 휴대폰도 없는 사람인데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에
얼른 아빠에게 전화해 왜 말안했냐 그랬더니,
아빤 태연하게 금방 들어올꺼니까 걱정마 라더군요.
정말 아무렇지 않게요....
전 갈데도 없이 길에서 벌벌 떨고 있음 어쩌나
무슨일 생기면 어쩌나 싶어서
제가 아는 엄마친구분들한테 다 전화해가며
엄마만 찾다 내내 울고 있었는데 말이죠;
엄마가 집을 나가고 며칠 지나지 않아,
아빤 외갓집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막내삼촌에게 들은바에 의하면,
혹시나 엄마가 외갓집으로 오게 되거든
꼭 전하라고 하더군요,
시어머니 죽으면 다 엄마 책임이라구요.
왜 그게 엄마 책임입니까, 할머니 고생시키고 병나게 만드는건
오히려 할아버지와 못난 두 아들들인데요.
할아버진 40대의 젊은 시절 때부터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뒤로 할머니 혼자서 집안을 이끌며
두 아들과 고모를 키우셨구요.
근데 이제는 장성하고 가정을 지켜야하는 두 아들이 하나같이
집을 담보로 아내 몰래 대출을 받고
아내가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모아두었던 많은 돈을 하루아침에 날리고 했으니,
병들게 만든건 두 아들들 아닌가요.
왜 며느리들 탓을 하면서
아무 죄도 없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앞에서
그런 망발을 한단 말입니까;
그러더니, 외할아버지 앞에서 당당하게
외갓집 불사지르겠다고 하더랍니다.
이건 도저히 맨정신으로는 할수없는 말인데,
그 사람은 정말 당당하게, 그것도 맨정신으로 그런말을 했답니다.
사람이라면, 좋든 싫든 엄연히 아내의 부모님인데,
어떻게 노인들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싸웠다던 며칠전에도,
아빠가 조건 3가지를 얘기하며
그중 한가지를 해준다 그러면 이혼해준다는 말에,
엄마도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
그나마 거실에서 자라고 놔두었던 전기장판을 뒤집어 엎으며
너같은건 이런데서도 못잔다 당장 나가라
그랬더니 그사람도 핑 돌았던지
엄마를 때리고 의자를 집어던지고 아주 난리가 아니었답니다.
그것도 대낮에요. 불지른다고 라이터까지 들고 설쳐댔다 하더라구요.
엄마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빠친구를 불러
겨우 불나는건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정말 정신나간 사람처럼 라이터에 불을 부치고
눈에 보이는게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해요.
온몸에 멍이들고 머리가 흔들려 너무 아프다고 합니다, 엄마는.
고 3때였는지 대학교1학년 때였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분명 저와 제동생 앞에서 잘못했다고
다신 안그러겠다고, 용서해달라고 우리 앞에서 울면서
빌던 아빠란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아직도 돈 때문에 사람을 이렇게 팬다는건,
여전히 정신을 안차린거 아닙니까?
이런 사람을 어떻게 아빠라고 믿고 같이 살수 있겠습니까;
빌면서 용서해달라 또 애원하고 용서해주면,
옛날일 생각못하고 또 돈달라 그러고 안주면 사람패고 할텐데요.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작년엔가, 익명방에 이런 일로 글을 올린적이 있었습니다.
이혼에 대한 생각 이란 제목으로요.
그때도, 얼른 이혼시켜야지 이런 생각만 가지고 있었지,
실천에 옮기지도 못하고 혼자 이상황이 싫어
마치 도피하다시피 타지로 일을 하러 왔습니다.
근데 일을 하면서, 도망쳐야할 사람은 우리엄만데,
왜 나만 여기서 이러고 있나
혼자 남겨진 엄마는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 외로울까....
그나마 같이 사는 동생도,
엄마 속을 많이 썩여 엄마 혼자 더 힘들어하고 있는데 말이죠...
꽃다운 24, 자신을 내어줄만큼 사랑했던 사람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만난 아빠에게 시집와
시집식구들에게 온갖 모진 말, 구박을 받으면서 살아오고,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또한,
시댁어른들한테 못들을말 들으면서 할머니 삿대질까지 받아가면서
어려운 형편에 일만 하게 하다 시집간 딸을 지켜봤는데,
그랬던 우리엄만데,
왜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정말 엄마가 불쌍할 뿐입니다.
입고싶은거 못입고 먹고싶은거 못먹고
하고싶은거 못하면서 자식들 잘되게 해주겠다고
허리한번 못펴고 맞벌이부부로 살아가면서 이공장 저공장
옮겨다니며 일했던 엄마는,
정작 아무것도 남은 것 없이,
그저 자신의 몸과 마음에게만 의지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저도 돈번다는 핑계로 타지에 나와있어
엄마가 늘 불안할 뿐이구요.
그저 행복할 줄만 알았던 저희집은,
저의 진로와 앞으로의 미래, 당시에 닥쳐오고 있던 수능 때문에
머리와 가슴이 한꺼번에 복잡했었던 고 3 그시절에,
행복은 무너지고 말았고,
아무런 기약도 없이 떠났네요...
행복님을 다시 찾아오는건,
이젠 아빠.. 아니 그사람과의 인연을 끊는 것만이 가능할 것같네요.
옛날에 그 따스했던 아빠라는 사람은,
이미 죽어버린지 오래니까요.
내 손을 잡고 봄철 개나리가 활짝 피었던 길을 걸었던...
그사람은 이제 내 마음에서 죽었으니까요....
정말 타임머신 이라는게 있으면,
엄마아빠 손 붙잡고 개나리 핀 그길을 걷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어린시절에 찍었던 앨범을 보면,
막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즈음
아빠 손 잡고 그 길을 걸으면서 저랑 아빠가 웃고 있는
정말 행복한 모습이 찍힌 사진이 있거든요.
언제가 가장 행복했냐고 누군가 물으면,
그때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행복했었는데.........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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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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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한장이 사람을 참 슬프게 하네요. 소중한 사람들을 힘들게하고 슬프게 하니. 힘내세요. 어머님을 위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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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보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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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타지에서 혼자 살면서, 제 걱정만 하기에도 바빴는데..정말 감사하며 살아야겠네요.. 가장 먼저 해야할 건, 어머님이 편안해지셔야 하는건데...잘 되시길 바랄게요. 좌절하고 포기하시지 마시고, 꼭 힘내세요. 응원할게요.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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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란의민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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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읽고 있었던 제 3자의 입장에서 정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남 얘기 같지 않더라구요.. 실은 제 친구 중에도 님과 같은 상황이 있었어요.친구의 아빠가 경마에 빠져서 도박을 하다가 돈을 다 잃고 그나마 집에 있는 보증금 까지 다 떼먹어서 남는 돈이 없어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가게 되었죠.친구 아빠는 장애가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 친구 아빠가 저한테 전화 해서는 친구 같이 있으면 바꿔달라 그러고 아빠가 미안하다고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다고 말하길래 넘 불쌍해서 전화번호 알려주려 하다가 그 분이 그런 식으로 했던 적이 한 둘이 아니란걸 친구한테 미리 들었던 바 있어서 끝까지 안알려줬죠.친구와 엄마는 결국 지핫방에서도 더 떨어져서 모텔에서 엄마와 딸이 같이 살고 있습니다.이 친구는 글 쓴 님에 비해선 그닥 심한 편은 아니었으나 님 외에도 이렇게 가족이 떨어져 살고 잇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제 글의 요점은 어머님이 힘드시다면 .... 법적으로 이혼 소송을 할 수 밖에 없구요. 증인으로 따님께서 참여하셔서 어머님을 살려주셔야 할 거 같습니다. 계속 그렇게 가다간 어머님은 물론이고 따님과 동생까지 위험한 일이 벌어지기 쉽상입니다. 그리고 법정 이혼 소송 완료 하실때까지 외갓집에 불똥이 튈지 모르니까 아버님 되시는 분 모르게 이사를 하시고 소송 거세요.어머님이 너무 힘드실 거 같아요... 저 같으면 벌써 저 세상으로 갔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계속 살고 계시는 건 지금 어머님을 생각하시고 있는 따님과 동생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님께서도 항상 건강하게 잘 자라시길 바랄께요.. 스트레스 많이 받는 고 3 생활에 그런 안좋은 집안 사정에서 어떻게 살아요..
기운 내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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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of MinSyung [X'e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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