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10-08 20:24:01 , Sunday
매일 슬쩍슬쩍 보고 지나가다 처음 글쓰는 게..
이렇게 되어버리네요.
제가 나쁜 게 아니라고 해주세요.
제발요..
병원에 입원하기 전 그에게 반지를 건내주며 헤어지자고 말했습니다. 이쁜 모습만 보이고 싶어서.. 아픈 모습은 보여주기 싫어서..
그는 반지 가지고 꼭 기다리겠다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하며 제 손에 떠밀려 갔습니다. 뒷 모습이 너무 쓸쓸해보여서..
결국..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생각만 하면서 수술을 끝내고 퇴원을 하고..
얼마간 연락을 못하고 있다가 한달, 두달.. 결국.. 일년이 지나고 말았습니다. 첫사람이였는 데.
인생의 첫사랑이였는 데. 그렇게 허무하게 보내버렸습니다.
완전히 잊었다고 생각했는 데..
무심코 들어간 까페 안 보이는 얼굴에 다시 울어버렸습니다.
툭하고 떨어지는 눈물에 친구들은 허겁지겁 제게 달려왔고 그도 절 본 듯 했습니다.
하지만 우는 거 보이기 싫어서...
멀찌감치 앉았습니다. 말할 용기도 안 나고.. 그렇게 있었는 데..
그는 절 알아본 게 아니라 그냥 어떤 여자가 우나보다 하고 본 듯 했습니다.. 그래서 전 멀찍이 보기만 하고 있었죠.
참.. 타이밍 좋게 카페에서 신혜성의 첫사람이 나오더라구요.
정말.. 우연도...
그래서 그의 얼굴부터 찬찬히 보다가 우연히 손가락을 보게 됬습니다. Y의 이니셜이 새겨진 반지.. 제 이니셜이 새겨진 그의 반지 였습니다.
아직도 끼고 다닌건가.. 라는 생각에 용기내서 다가갔죠.
아직 머리는.. 심장은.. 못 잊은 것 같아서..
주체없이 뛰어대는 심장을 못 이겨서..
몇 걸음 못 가고 다시 돌아와 의자에 주저 앉았습니다.
앞에.. 여자가 앉아 있더라구요.
정말.. 정말 우연히.. 보게된 여자의 손가락엔 M의 이니셜이 새겨진 제 반지가 있었습니다.
...저 여자 이니셜도 Y구나.. 속에서 부터 울음이 터져나와 더이상 앉아있지 못했습니다.. 너무 화가나고 입원했을 때 그의 생각만 하고 기다릴 그에게 너무 미안해서 매일 울고 지냈던 제게 너무 안쓰럽고 미안해서..
화가나서 다가갔습니다.
당연히 그가 당황할 줄 알았는 데..
아무렇지도 않게 어, 퇴원했네. 괜찮아? 라고.. 인사를 던지듯이 툭 내뱉었습니다.
이게 배신이구나.. 싶은 생각에 그의 앞에 있던 여자의 립스틱이 묻은 물컵을 그의 머리 위로 가져가 천천히 부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던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을 제가 할 줄은 몰랐었는 데..
울음을 참고 또 참았습니다.
제게 욕하는 그에게 한마디 하고 나와버렸습니다.
나와서.. 밤이 새도록 울었습니다.
다음 날 어느새 잠들었는 지 핸드폰 소리에 놀라 깼습니다..
문자 한통..
'내가 결혼할 여자였어.. 미안..'
...불 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그 꼴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23살에.. 결혼..
웃음 밖에 안 나오더라구요.
핸드폰을 던지고는 다시 울었습니다.
제가 너무 한심해서.. 눈물 밖에 없다는 제가 너무 한심해서..
'나 수술 잘 했어. 사랑이 뜨거워 보이네. 머리 좀 식혀. 젠장...'
....왜 그랬을까요.
그 여자는 정말 당황했을텐데..
제가 왜 그랬죠..?
..그치만... 아직도 심장이 그에게로만 뛰는 데..
주체없이 뛰어대는 데.. 멈출수가 없는 데..
제가 잘 못 한 거 아니죠?
저는 나쁜 짓 한 게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제발...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