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동안의 가정폭력이라는게..

2008-12-08 02:02:19 , Tuesday

막상 글을 쓰려니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만, 일단 어딘가에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다행이라고,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저 외에도 많은 분들께서 가정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고 계시고 엑스를 통해 응원을 하고 응원을 얻었다는 것을. 그래서 조금은 지루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사람하나 살리는셈 치시고 부디 끝까지, 찬찬히 읽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가정적인 문제로 큰 쇼크와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건 약 십여년전, 초등학교 5학년때입니다. 소위 말하는 아버지의 '불륜 관계'때문이었습니다. 동생과 저의 나이터울은 5살로 많은 편인데, 아버지, 저, 동생 그리고 한 여자와 유원지등으로 놀러를 갔던 기억이 납니다. 때로는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실때 옆에 붙어있기도 했구요. 그 당시 어머니는 이마트에서 캐셔로 근무하고 계셨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7급 공무원으로 시청에서 근무하고 계셨구요. 겉으로만 보면 안정적인 직장에 약간의 능력이 있는 가장으로 보이지만(회사사람들이나 아버지의 친구분들은 다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본모습을 모르기 때문이지요) 속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일단, 너무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더 이상 그 여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최근의 이야기를 살피자면..
너무 막연하게 힘들다고만 생각해왔기 때문에 글로 옮기려니 힘들군요.. 일단, 매일매일 술을 마시고, 미친듯이 돈을 씁니다. 공무원 월급이 절대 많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4가족이 굶지 않을만큼 생활을 할 수 있는걸로 아는데.. 저희 가족은 우유 사먹는것 조차 힘든, 그런 상황입니다. 우유, 달걀 등등.. 일반적인 가정집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볼 수 있는 식품들이 저희는 없습니다. 돈이 없기 때문이죠.. 얼마전에 부모님께서 내집마련의 꿈을 이루셨는데 (물론 융자를 안고) 그 융자때문에 더 힘든것 같습니다.

술먹고 들어와서 밥상 엎고, 욕하고.. 이런건 예사라 더이상 눈물도 나지 않는 상태인데요, 더욱 더 충격적인 것은.. 아무리 보통의 아빠라면 충격을 받을만한 말을 해도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가령, '아빠같은 사람 만날까봐 나는 연애도 결혼도 안한다' 라던가 술취하고 집에들어와서 한 욕들이 녹음된 엠피쓰리 파일을 들려줘도 전혀 미동이 없습니다. 적어도.. 보통의 가장이라면 '미안하다' 하다못해 빈말이라도 '앞으로는 조심할게' 라는 멘트가 나와야 하는게 정상이지 않습니까.
작년 크리스마스, 어머니께만 행사하던 폭력을 저에게도 가하더군요. 저희집 교육방침자체가 매로 다스리는 대신 벌을 서거나 대화로 푸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충격이었습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없을 날이기도 하구요.. 이천칠년의 크리스마스는..

무엇보다 화가 나는 것은... 밖에서는 아버지가 굉장히 유능하고 온순한 사람으로 통한다는 것입니다. 집안에서는 입에 담을 수 조차 없는 욕과 폭력을 행사하는데도 불구하구요. 심지어 친척(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들에게도 온순하게 대하는데 저희 집. 즉 엄마, 저, 그리고 동생에게는.. 본성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확실하게 얘기할 순 없지만 알코올 중독자임에 분명하구요,,,

짐작하실지 모르겠지만, 약 십여년동안 받아온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엄청납니다. 정말 유치한 상상이지만, 하루에 수십번도 '내가 자살하면 아빠가 조금이나마 후회할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고, 일탈을 해본적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저 "경제적인 독립"만 꿈꾸고 있을뿐입니다.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만 아버지에게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힘들겠지만 힘내라는 응원을 받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또 단지 너무나도 정상적이고 심지어 '괜찮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의 본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라고 얘기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사실, 저도 왜 이 글을 쓰고 있는지 글로써 이야기 하기 어렵지만.. 누군가가 저의 약 십여년동안의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알아주기를 바랬어요. 단지 그것뿐입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은 이야기 하면서도 담담해진 제 자신을 불쌍히 여기며 이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부디 이 글을 읽으시고 단 한번만 '아 불쌍한 사람이구나.'라고 한번씩들만 생각해주세요

never	2008/12/08 delete

아버지가 스트레스를 자신의 가족에게 푸는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다 큰 딸을 때리고 술이 깬 후에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는 건 조금 그렇네요. 자살은 절대 생각하지마세요!!! 그런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어요!! 절대 안돼요!!!! 경제적 독립시기가 빨리 오기를 바래요!! 약해지지 마세요.

...	2008/12/08 delete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쓰셨다는 표현을 하셨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많은 생각을 하셨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참으셨어요. 십년이면 정말 긴 시간인데 얘기만 들어도 힘드셨을거라는 짐작이 드는데 직접 그 상황에 놓여있는 님은 상상도 할수없을 정도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힘드셨을거란 생각이 드네요... 어줍잖은 위로지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얼른 독립하시길 바래요 진심으로 바랍니다!

cheer up	2008/12/09 delete

힘내세요. 혼자 참지 마시고요. 여기도 좋고, 아무나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붙잡고 기대세요. 혼자 앓으면 약해져요. 피해의식도 끊임없이 생기고. 자신을 소중히 생각해주세요.

Han	2008/12/09 delete

많이 힘드시겠어요. 본인이 선량한 사람이라는 게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고. 다른 사람도 그러길 바라고, 그렇지 않은 모습을 내심으론 받아들이지 못해 더 힘들어 지는 경우가 있죠..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할지도, 무엇에 화를 내야 할지도 혼란스럽게 되기도 하구요. 댓글을 쓰는 저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어떤 도움이 되는 무언가는 해드릴 수도 없고, 쉽사리 건투를 빌지도 못하겠지만.. 단지. 무척 힘들다는 건 알겠어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부디 감기 걸리지 않도록 혹은 점점 나아지기를 빌께요. 경제적인 독립도 좋은 생각같네요. 화이팅입니다.

死赤	2008/12/10 delete

우선 지금 이렇게 용기를 내셔서 글을 쓰신거에 대해서 감사하다고 할 까요? 혼자서 계속 짊어 지는 것보다는 그 어느 곳에든 자신의 마음을 아픔을 터 놓을 수 있는 용기가 그리 쉽게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큰 용기를 내신것에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가 왜 이러는지 원인을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근본 적인 원이이 있기에 분명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대로의 내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거나 불만족 스럽기 때문에 가족에게 표현을 하는 것이겠지요. 그것도 특정인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신다는 것을요...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이신이 아닌지 제가 알 수가 없기에 그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함부로 드릴 수는 없네요... 아버지가 명절 때나 가족모임이나 부부동반 모임이나 며절 때는 음주를 전혀 않하시는지 아니면 특정 시기에는 음주를 않하신다던지에 따라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을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가지이고 신중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무엇때문에 가정에서 그런 행동을 하시는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봐요. 위에 분들이 경제적 독립을 많이 추천하셨지만, 글만 읽었을 경우 현재 경제적으로 아버님에게 100%의지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것 같네요... 식료품을 사기도 어렵다고 말슴하신 것을 보면요... 경제적 독립이라는 것이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지요.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경제적 독립이 된다고들 생각하지만 성인이 된다고 하여서 부모자식간에 100% 독립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것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보다는 가족이 지금의 상황보다 좀 더 올바른 가정의 상황으로 바꾸고 싶으시거나 아버지가 조금이라도 폭력이 없는 아버지를 원하신다거나 하면 '건강가정지원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 곳에는 가족의 문제를 전문적으로 상담해주고 가족의 문제를 치료해주고 하는 기관입니다. 제가 홍보하거나 그런 사람은 아니예요. 다만 님이 조금 더 전문적인 상담이나 가족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시다면 그곳은 인터넷 상담 전화상담 가능하니까요... 어머님과 동생분과 상의를 하신 뒤에 (원하신다면 꼭! 어머니 동생과 함께 상의하셔야 합니다.) 상담이라도 받아보시는 것이 어떤지 권해드리고 싶네요...

死赤	2008/12/10 delete

나이가 중학생 정도로 보이시는데 감정적으로 생각하시지 말고 냉정하게 생각하도록 해보세요. 자살이라는 것이 분명 자신이 손해보는 일 입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으세요. 그런데 아까운 숨을 놓으려고 하지 마세요. 님이 숨을 놓는다고 하여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세상은 님이 숨을 놓는것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님이 지금 숨을 놓지 않고 잡고 있다면 앞으로 님이 살아 가면서 님이 숨을 잡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고마워하고 즐거워 하고 행복해 하는 사람이 늘어 나니까요...

0000	2008/12/12 delete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오래전부터 겪어온 고난이지만, 무뎌지는 법없이 아프시고, 앞으로도 아프실 것은 미운 마음 속에 진심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큰 것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익명자분께서는 참으로 견고하신 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런 말 밖에 못 해서 가슴이 아프지만, 늘 힘내시고요. 형식상 방법이야 이래 저래 말로 할 수 있지만, 진정 그런 것이 익명자분에게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하지 못 하겠네요. 이런 말씀은 좀 그런가요? 미약하지만, 마음으로 늘 기도하겠습니다.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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