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이혼을 하실것 같습니다.

2007-08-20 15:25:55 , Saturday

우리집 처럼 살면 그냥저냥 행복하게 사는거구나.
그래서 우리집에 되게 자부심 가졌었는데.
삼일전에 어떤 여자가 아빠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대요 밤 늦게.
그걸 엄마가 받았는데 엄마한테 또라이니 뭐니 하면서
그래서 엄마가 싸우고.

칼로 이불 찢고 아빠 속옷 찢고...

그때 알았어요. 아빠가 바람 피웠다는거.
여자가 세명이나 있대요. 삼년전부터 그랬대요.
내가 자랑스러웠던 밤늦게 술 안마시고 들어오는 아빠는
낮에 여자 만나서 재밌게 놀다가 들어오는거였대요.

그 여자 말이 자기한테 그렇게 적극적일수가 없다고.
호텔가고, 자기 집에서도 놀고.
그러다 내가 혹시라도 낮에 전화하면
성적표 나온 날이나, 상장타온 날에 전화라도 하면
아빠가 그랬대요. 그 여자 옆에두고
자기 거래처 사람이랑 있으니까 얼른 끊으라고.

아빨 어떻게 미워해요. 아빤데.
그래도 십육년 먹여주고 살려준 아빤데
나 아빠 진짜 좋은데.

목을 밤새 누가 칼로 찌르고있는것 같아요
말하고 싶은데 말할수가 없어요
자꾸 눈물만 나고 무섭고 그래요

엄마가 술마시고 소주 몇병씩 마시고 그래요
자긴 이제 교회도 안갈거라고
하나님이 계시면 그러실수가 없는거라고.
온 손이 다 떨리고 발이 떨리고 그래서
제가 지금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 도저히 아무것도 안잡히고
밥도 안먹었는데 토나올것 같고
웃긴거 보고 있다가도 갑자기 아빠 생각만 하면 눈물만 나오고
인터넷 하고 있을때도 우리집은 이런데 난 이래도 되나 싶고

가슴은 메이는데 아빠는 집에 안들어오고

예전에 살던집이 지하였거든요 근데 그 집이 좀 작았어요
그때부터 아빠가 바람을 피웠다는데 그때는 집이
엄마명의였거든요 근데 이번엔 좀 큰 아파트로 이사왔는데
이사올때부터 아빠 명의로 하냐 공동명의로 하냐 그거가지고도
되게 싸웠거든요

근데 그것도 그 여자가 아빠한테 시켜서 아빠명의로 한거라고..

너무 화나고 너무 열받고 너무 눈물나고 그래서
엄마 핸드폰 몰래 뒤져서 그 여자 핸드폰 번호 알아내서
전화하고 근데 생각같아선 똑똑하게 또박또박 따져주고 싶었는데
눈물밖에 안나와서 엉엉 울면서 아줌마 그런사이 아니죠 그런 소리나 하고 그 아줌마 붙잡고 통곡하는데 그 아줌마는 나만한 딸도 있고 울산 어디에서 입시학원 원장이라는데 절대 아줌마 믿고 그런사이 아니라고 오해하지 말라고

전 또 그 말 믿고 그냥 죽은듯이 가만가만 있다가 아빠 안들어오니까.

동생은 대충 상황은 아는데 아직 어리니까 별 느낌 없나봐요, 엄마는 살 엄청 빠져서 수척하고 저는 그래도 학원은 다녀야겠고 당장 이틀 후가 개학인데 학교가고 싶은 맘도 없고 그냥 지금처럼 이 집에 혼자서 갇혀서 살았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밖에 안들어요

이걸 누구한테 말해요 속시원하게 말도 못해요 내가 가졌던 아빠에 대한 환상들이나 이런게 하나하나 막 무너져내리고 드라마나 아침방송에서 불륜 이런거 주제로하는 방송 나오기만 해도 가슴이 쿵쾅쿵쾅 거리고 당장 눈앞에 가족 이런 단어만 있어도 눈앞이 아득한게 쓰러질것 같고 막 그래요

그래도 그젯밤에 제가 그랬어요 엄마한테 그냥 이혼 하시라고 어떻게 사냐고. 그날 초저녁에 일부러 동생이랑나가서 케익이랑 샴페인이랑 이것저것 사서 아빠 오면 화해하라고 해주려고 했는데 그것도 다 엎어버렸어요 그날 아빠 안들어오셨거든요

아 진짜 너무 무섭고 눈물나고 황당하고 아무것도 모르겠고 어른들 일이라고 신경 안써도 된대는데 그게 어떻게 어른들만의 일이예요 당장 이혼하면 내몰리고 엄마랑 살아야 될지 아빠랑 살아야될지도 모르겠고 동생이랑은 절대 헤어지기 싫고 그동안 못했던것들도 너무 많고 지금 몇일째 아빠 얼굴도 못듣고 아빠가 일방적으로 전화도 안받으시고 저 너무 무섭고 그래요.

진짜 막 죽고 싶고 그래요 어디서 떨어져서 죽어버릴까 하는 생각은 이틀만에 백번은 넘게 한것 같아요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당장 현실적으로 엄마아빠 이혼하면 어떻게 해야될지도 모르겠어요.. 도저히 아빠 얼굴 예전처럼 보면서 웃으면서 살 자신은 없는것 같은데...

모토	2007/08/21 delete

안녕하세요? 모토입니다. 님의 글을 읽고 너무나 맘이 아파 댓글을 남깁니다. 정말 티비에서나 나오는 상황이 실제로 닥치셨으니 얼마나 맘에 큰 상처를 입으셨을지 또 16살이시라니 예민한 때에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흔들려서 불안, 초조, 무기력을 느끼시겠네요. 제가 감히 어떻게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릴 수 있을까요?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인데 이렇게 주제넘게 입을 나불대는건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가끔 익명방에 댓글을 남겼지만 이번만큼 맘아프고 눈물이 나오는 사연은 님의 사연이 제일 큽니다. 언제나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아버지라는 존재의 실상이 다른여자랑 히히덕(표현이 거칠어서 죄송합니다.)거렸던 인간이었다니 믿겨지시지 않았을겁니다. 더구나 자신의 딸이 전화했을때 조차 다른여자때문에 무심히 끊어버린 아버지에 대한 님의 실망은 얼마나 큽니까? 더구나 집에서 장녀이시지요? 첫째로서 앞으로 어떻게 가족을 부양하면서 살아야하나 혹은 동생과 어떻게 살아야하는 미래에 대한 막막한 불안감이 님을 압박할 것으로 봅니다. 아버지는.... 정말 제3자로 봤을때 최악에 속하십니다. 이런표현 써서 죄송합니다. 같이 고생한 조강지처와 자식을 버리고 새여자와 달콤하게 살고 상황이 이지경이 되엇는데도 불구하고 이혼이나 별거등의 합의없이 그냥 집을 떠나서 일방적으로 가족들과 연락을 끊고 그렇게 사시고... 상대여자분이 분명히 어머님께 또라이라는 그런 말을 하셨다고 했지요? 그런 말을 했다면 제 생각엔 어버님도 밖에서는 어머님이 한심스럽다, 같이 있고 싶지 않다등등의 표현을 하셨을것이라 사료됩니다.

모토	2007/08/21 delete

집에서 가장으로서의 모습은 님에게는 완벽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모래성이었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음.... 정말 님과 어머님 또 동생분이 너무 안타깝고 이렇게 타자를 쓰면서 제가 다 손이 덜덜 떨리고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상황이 좋지 않은건 아파트도 명의가 아버님거라서 힘드시겠네요. 진짜 그 여자분 어떻게 할 수 없습니까? ㅠ.ㅠ 우선 아버님과 어머님이 이 일을 매듭짓길 바랍니다. 이혼이나 별거등의 결론이 나올 것 같군요. 그리고 그 여자분의 말은 전 믿지 못하겠네요. ㅠ.ㅠ 그 여자분은 상대를 기만하는 성격을 가진 분 같습니다. 울산의 무슨학원 원장님이라고요? 만약 그렇다면 그 학원에 찾아가서 한바탕 난리라도 피웠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합니다. 학원가에는 어머니들의 입소문을 무시못합니다. 만약 사태가 정말 심각하게 되었다면 그 여자분의 말처럼 본인이 진짜 학원원장이라면 그 학원을 수소문해서 머리끄댕이라도 잡고 한판 싸워보시는 것도 해복만하다고 봅니다. 과연 그런 불륜녀가 운영하는 학원에 자신의 아이를 맡길 학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학원은 어머님들이 보냅니다. 여자들은 자신의 배우자에 대한 외도를 가장 참기 힘들어하고 가장 상처받는 동물입니다. 만약 이 일이 알려진다면 그 학원의 수강생은 대폭 줄어들겠지요. 제말은 그 여자분도 어떤 되값을 치루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렇게 써드리는 것이지 실제로 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깐요. 하지만 만약 두분이 이혼하시게 되면 최대한 어머님께 유리하도록 하셨으면 좋겠네요. 간통죄로 고소할경우 자연적으로 이혼이 되고 위자료는 합의이혼시보다 적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니면 님이 성인이 되었을때까지 두분이 별거를 하는 상태로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은지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님! 지금 어머님과 님은 아버지의 부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으셨어요. 이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힘이드시겠지만 이겨내세요. 님은 부모님의 결정에 일단 맡겨보세요. 그리고 제 생각엔 아버지가 지금 연락이 안되고 있다고 했지요? 만약 아버님이 정말로 어머님과 떨어져 살 생각이 있으셨다면 바로 이혼서류를 들고 오셨을 겁니다. 오히려 헤어지지 어쩌자 그랬을것 같은데 아버님은 자신의 온화한 가정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싶지 않으면서도 정부와의 달콤한 쾌락을 버릴 수 없는 이기적이신 분 같습니다.

모토	2007/08/21 delete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상대여자분이 아버님을 잡고싶어서 어머니를 도발한 것일지도 모르겠구요. 무엇이 진실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님 울지말고 맘을 독하고 잡수시라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님께도 엄마도 아버지한테 맞서서 싸울 용기 기세를 키우라고 이렇게 술에 쩔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아버지와 그 여자가 오히려 더 기세등등하게 교만하게 굴것이라고 어떤 말이든 하세요. 어머니부터 강하게 맘을 잡수셔야 님과 동생도 앞으로의 길을 잡을 수 있으니깐요. 일단 사태를 더 두고보세요. 아버님이 집에 들어오셔야 무슨 결론이 날 것 같은데 당사자가 튀었으니.... 님..... 포기하지말고 독하게 사세요. 믿었던 아버지에 대한 배신과 상대방 여자의 존재 그리고 어머니의 몰락등을 되새기고 절대로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거라고 스스로 최면을 거세요. 나이 어린분께 못하는 소리가 없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님... 인생은 새옹지마이고 또 권력의 구조는 세월에 의해서 바뀌게 됩니다. 아직 님의 가정에서의 권력구조에서 아버님이 위이시지요.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그 권력구조가 바뀌는 때가 옵니다. 그 때를 기다리세요. 그 때에 님이 확실하게 유능한 위치에 있고 싶으면 어떡해야 합니까? 울고만 있어서는 그 때가 더욱더 멀어지기만 할뿐입니다. 그러니 맘 독하게 먹고 이를 악물고 험난한 세상의 한파에 맞서 싸우시길 빕니다. 세상의 한파에서 지면 그 파도에 휩쓸려 나란 존재는 사라지지만 그 세파에 이기면 나란 존재는 우뚝서게 될 것입니다. 부모님의 일은 일단 접어두고 피아노 치신다고 하셨으니 본인이 걷고있는 길에 더욱더 매진하세요. 그리고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게되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시길 빕니다. 울지마시고 걱정도 하지마시고 각각의 가정ㅎ에 어떤 선택을 해야 내가 제일 유리할까만을 생각하세요. 너무 주제넘은 발언을 한것 같아 죄송합니다. 혹시나 해서 제 메일주소를 남겨드립니다. silver6k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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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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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0

부모님이 이혼을 하실것 같습니다. +3

2007/08/20

[re] 주제넘게 답변을 다는 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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